우선 향후 어떤 순서로 글을 실을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I. 국가의 이성: 문제 제기
II. 국가이성의 유래
1. 국가이성의 원조, 마키아벨리
2. 마키아벨리가 남긴 숙제
III. 근대의 국가이성
1. 국가이성과 근대국가의 형성
2. 국가의 이성과 법의 이성
3. 이데올로기 시대의 국가이성
IV. 현대의 국가이성
1. 인간/이성의 자기 파괴적 속성과 국가이성의 위기
2. 디지털사회의 정치와 국가이성의 위기
3. 국가이성/정치적 이성에 대한 포스트모던(脫현대)적 비판
V. [역사 산책] 독일 국가이성의 변천사
VI. 대한민국의 국가이성

많은 분들께서 마지막 장(VI)의 주제인 <대한민국의 국가이성>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실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이성의 역사를 모르고는 마지막 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적지 않은 경우에 국가이성이 마치 초법적이고 범할 수 없는 비장의 무기처럼 오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환상을 깨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국가이성의 유래부터 탈(脫)현대의 국가이성에 대한 비판까지 역사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근대국가 형성의 초기 과정에서 국가이성이 권력투쟁의 가혹한 수단이자 이데올로기로 사용된 어두운 측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17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근대국가가 대체적으로 형성된 이후에는 사회계약론이 발전하는 대신에 국가이성은 정치이론의 논쟁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대국가 형성이 늦은 독일은 예외였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 리슐리외(Richelieu: 17세기 초 추기경이면서 재상으로 활동)가 국가 간의 경쟁에서 국익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하고 대외정책에 눈을 돌리면서 국가이성의 무게중심이 대외정책으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국가 간의 경쟁은 20세기에 세계대전을 통해서 국가이성의 자기 파괴적 속성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국가이성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실패와 문제점으로부터 배우는 동시에 긍정적인 측면을 발굴해서 우리 시대의 화두로 재구성하고자 합니다. 국가가 불구가 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한국에서 ‘올바른’ 국가이성은 위기 극복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좌ㆍ우 이념전쟁과 역사전쟁을 해소하는데도 다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가이성은 방대하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역사와 철학 및 정치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유럽에서도 근대를 넘어 현대의 국가이성에 대한 연구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또한 근대 초ㆍ중기의 국가이성을 제외하고 유럽 학계의 기존 연구와 저의 접근방법에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어려운 점은 많지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우선 큰 틀을 세우고 미개척 분야의 세부 내용은 계속 채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III장과 IV장의 각 절은 하나하나가 무겁고, 큰 주제입니다.
향후 세부목차가 일부 변경되거나, 2-3개의 소주제로 분화될 수 있습니다.
II장도 처음에는 하나의 칼럼으로 작성하려다가,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VI장도 비슷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은 급하지만, 그래도 천천히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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